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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는 다이어트 중…강력한 투자 '한 방' 언제쯤?

글로벌 ICT 투자 기업을 꿈꾸는 SK스퀘어가 혹독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과거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지만 부진에 빠진 커머스(11번가) 등 주요 자회사의 정리 작업에 여념이 없다. SK스퀘어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시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본업인 '투자'에 있어서는 제대로 된 한 방을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17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국민연금·새마을금고·H&Q코리아 등)은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11번가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매각 희망가는 5000억원으로 알려졌는데, 6년 전 11번가의 기업 가치 3조원은 물론 NAV(순자산가치) 2조2100억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이 컨소시엄은 지난 2018년 11번가에 5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지분 18.18%를 취득했다. 당시 온라인 쇼핑 트렌드 확산으로 이커머스가 대세로 부상하고, 쿠팡이 지금의 입지를 다지기 전이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그런데 빠른 배송과 포털의 접근성을 앞세운 쿠팡과 네이버가 시장을 선점하면서 11번가의 입지가 좁아졌다.결국 2020년부터 적자에 허덕이기 시작했고, 작년에도 전년처럼 1000억원이 훌쩍 넘는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증시 상장에 닿지도 못하고 강제 매각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당초 증권가는 SK스퀘어가 투자 약정 기한이 도래해 투자자들의 주식을 되사는 콜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했다.하지만 SK스퀘어는 이 권리를 포기했고, 회사가 보유한 11번가 지분(80.26%)까지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이 발동됐다. FI가 직접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증권 업계 관계자는 "콜옵션 행사를 기본으로 투자 기관이 '회수에 문제가 없겠구나'라고 보고 투자한다"고 말했다. 통상 콜옵션 행사가 관례인데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일단 11번가는 매각 이슈와 관계없이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 올해 오픈마켓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익일 배송 서비스를 강화해 2025년에는 적자를 벗어나겠다는 포부다.11번가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한 노력"이라며 "투자자와 대주주가 긴밀하게 협력해 최선의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11번가는 작년 말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는데, 신청 규모는 크지 않았으며 수년 전부터 이야기가 나온 터라 내부적으로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에 따른 직원들의 보상도 아직은 검토할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내 최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지향했던 SK스퀘어의 웨이브는 티빙과의 합병으로 분위기 전환에 나서는 모습이다.웨이브는 지상파 3사 동맹의 이점을 살려 등장 1년 만에 1000만 가입자를 돌파했지만, 핵심인 오리지널 콘텐츠로 재미를 보지 못하고 3위 밖으로 밀려났다.지난달 MAU(활성 이용자 수)는 403만6103명으로 넷플릭스(1164만2792명), 쿠팡플레이(664만7884명)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이에 3위 티빙(521만7166명)과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 CJ ENM이 최대 주주가 되고 SK스퀘어가 2대 주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그나마 보안 전문 업체 SK쉴더스는 성공한 투자 사례로 꼽힌다. 사이버 보안과 스마트홈, 무인 서비스 등 신기술을 접목하며 2018년 인수 후 5년 만에 기업 가치를 2배 가까이 키웠다.이어 지난해 SK스퀘어는 스웨덴 발렌베리가의 투자사 EQT파트너스에 SK쉴더스 지분 일부를 8600억원에 매각하고 2대 주주로 공동 경영을 펼치게 됐다.한솥밥을 먹었던 자회사들과 멀어지는 것은 아쉽지만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다. 회사의 리밸런싱(조정) 활동에 주가는 1년 전보다 30% 상승했다.다만 핵심 포트폴리오였던 반도체·미디어·보안·커머스 통틀어 절반의 성공에 그쳐 2025년 NAV 75조원 달성이라는 목표에 닿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총 NAV는 27조2000억원이다.SK스퀘어 관계자는 "티맵모빌리티(모빌리티)와 원스토어(앱마켓)의 밸류업과 11번가의 리밸런싱, 그리고 반도체(SK하이닉스) 투자가 올해 주요 전략"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1.18 07:00
산업

2023년 뜨겁게 달군 '재계 총수들의 말말말'

대기업 수장들이 내뱉는 말 한마디는 기업집단과 대중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변화 속에서 꺼내든 총수들의 단어들은 가벼운 농으로 둘러쌌지만 그 무게감만큼은 남달랐다. 2023년 재계를 뜨겁게 달군 ‘총수들의 말말말’을 짚어봤다. 이재용·정의선 경쟁사 언급하며 채찍질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의 1호 영업사원’으로 국내외 무대를 누볐다. 특히 취재진을 향해 캐논과 아이폰 등 경쟁사 제품들을 직설적으로 언급하며 홍보 최전선에서 뛰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 참석했던 그는 ‘한국의 밤’ 행사에서 취재진을 보고서 “내가 직업병이 있어서 그러는데, 나를 찍는 사진이 다 캐논만 있네요”라는 농담을 건넸다. 삼성의 카메라도 좋은데 취재진이 대체로 경쟁사 캐논 제품을 쓴다는 아쉬움의 표현이었다. 이어 그는 “아부다비에서 취재진을 오랜만에 봤는데 다 캐논 카메라만 사용하고 있어서 물어봤다”며 “동영상이 안 돼서 캐논만 쓴다고 하더러”고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부산 깡통시장을 방문했을 때는 삼성의 스마트폰인 갤럭시가 아닌 ‘아이폰’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면서 이 회장은 “왜 이렇게 아이폰이 많냐”고 물으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이 회장은 ‘1호 영업사원’인 만큼 삼성 제품에 대한 애착을 강하게 나타내곤 한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기자들에게 종종 “갤럭시를 쓰면 인터뷰를 할 텐데”라는 농을 던진 일화는 유명하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1월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뜬금없이 ‘전자회사와의 경쟁’을 선포했다. 현대차그룹의 도전정신 DNA를 강조한 그는 치밀하고 꼼꼼함을 첨가해야 한다며 전자회사를 언급했다. 그는 “200~300개가량 들어가는 반도체가 레벨4 자율주행에서는 2000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 제조회사지만, 전자회사보다 치밀하고 꼼꼼해져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과감하고 도전적인 우리 기업문화에 전자회사의 치밀하고 꼼꼼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속 성장을 위해 계속해서 변화하는 능동적인 기업문화 조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물이 고이면 썩는 것처럼 변화를 멈춘 문화는 쉽게 오염되고 깨어지기 마련”이라며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혁신을 강조하며 채찍질을 가했다.그는 지난 7월 하반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80여명의 계열사 사장들에게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고집하지 말고 현재 환경에 부합하는 성공 방식을 만들어라”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을 예로 들며 “입단 1, 2년차의 신인 선수를 실력만 보고 중용한 롯데 자이언츠처럼 필요한 인재를 능력 위주의 공정한 인사로 발탁해 사업을 잘 진행시켜 달라”고 덧붙였다. 재치 있는 언변으로 호응 유도한 최태원·구광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자신의 부상을 언어유희로 승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월 테니스를 치다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입은 그는 왼쪽 다리에 통깁스를 해야 했다. 깁스 상태로 그달 파리에서 열린 BIE 4차 경쟁 PT에 목발을 짚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PT 리셉션에서 건배사로 '행운을 빈다'는 뜻이 담긴 ‘브레이크 어 레그(Break a leg)’를 외치면서 “제가 파리로 오기 전 실제로 다리가 부러진 것이 세계엑스포 유치 준비를 하는 부산에는 행운을 의미한다고 믿는다”라고 말해 호응을 얻어냈다. 그리고 연말 인사를 통해 드러난 SK그룹의 세대교체를 중국 명나라의 격언집을 인용해 "장강의 앞 물결은 뒷 물결에 항상 밀려갑니다. 언젠가는 저도 앞 물결이 됩니다"라고 재치 있게 표현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우승의 기운을 고취시켰다. 11월 한국시리즈 1차전과 4, 5차전을 직관하며 LG 트윈스 선수단에 힘을 실어준 그는 ‘세계 최고’라는 표현을 쓰는 등 가슴 뭉클한 축하 멘트를 던졌다. 그는 “세계 최고의 무적 LG팬 여러분,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드디어 우승했습니다”며 “2023년 챔피언은 LG 트윈스다. 무적 LG 파이팅”을 외쳐 팬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러자 잠실구장에는 ‘구!광!모!’라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LG는 LG전자와 LG유플러스 등 화끈한 우승 할인 이벤트를 펼치며 성원에 보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조 단위를 한참 뛰어넘는 ‘3경원’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금액으로 사기 진작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 1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3’에서 데뷔전을 치른 그는 바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바다 사업의 잠재가치는 3경원이 넘는다”며 “HD현대는 이를 개척해 수익화하는 ‘근본적 대전환’의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29 07:00
산업

오너 3세 구동휘 전진 배치, IPO 통해 소재 역량 강화에 나선 LS

LS그룹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핵심 소재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는 이차전지 소재 선점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절실한 가운데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위해 오너가를 전진 배치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전날 2024년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이목이 집중된 인사는 구동휘 LS일렉트릭 비전경영총괄 대표(부사장)가 소재 사업 강화를 위해 LS MnM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이동한 것이다. 구동휘 LS일렉트릭 부사장은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의 장남이다. 작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오너가 3세 구동휘 부사장은 ㈜LS, E1, LS일렉트릭 등을 두루 거치며 미래 성장 사업을 이끌고 있다. 앞으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인 LS MnM의 IPO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LS니꼬동제련에서 사명을 바꾼 LS MnM은 그룹의 장기 성장 전략인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계열사로 꼽힌다. 이를 위한 일환으로 LS MnM에 COO와 경영관리본부가 신설됐다. 구동휘 부사장이 COO로 지휘봉을 잡았다. ㈜LS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심현석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LS MnM 경영관리본부장에 선임되면서 구 부사장을 적극 지원할 전망이다. LS그룹 관계자는 “LS머트리얼즈는 연내 상장 예정이고 IR도 예정돼 있다”며 “LS MnM도 두 명의 부사장급 임원을 선임했는데 IPO를 위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LS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미래 성장을 준비하고 구자은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강조해 온 배터리·전기차·반도체(배·전·반) 관련 사업 분야를 강화해 '무탄소 전력'(CFE) 시대를 이끌어 간다는 계획이다.‘비전 2030’은 배·전·반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내 오는 2030년까지 자산 50조원 기업으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올해 초 구 회장은 2030년까지 총 20조원 이상을 투자해 CFE 발전 사업과 배·전·반 신사업을 육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 회장은 "‘CFE과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핵심 파트너’로 성장하겠다는 'LS 비전 2030'은 우리를 지속가능한 미래로 안내하는 이정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세대 이차전지에 주력하고 있는 LS머트리얼즈도 오는 12월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12월 1일과 4일 수요예측을 거쳐 그달 12일이 코스닥 상장예정일이다. LS머트리얼즈 총 공모 주식수는 1462만5000주(신주 887만7000주, 구주 585만주)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4400~5500원이다. LS전선의 자회사인 LS머트리얼즈는 차세대 이차전지로 불리는 울트라커패시터(UC)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LS그룹이 2003년 계열 분리한 후 친환경 사업 영역에서 처음으로 추진하는 상장이다. 2016년 LS전선아시아에 이은 LS전선의 두 번째 자회사 상장이기도 하다. 홍영호 LS머트리얼즈 대표는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창출,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LS그룹 탄소중립 밸류체인(가치사슬)의 핵심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23 07:00
산업

LG CNS·현대엔지니어링·SSG닷컴 줄줄이 연기...올해 10대 그룹 IPO 전멸

불과 2년 전만 해도 ‘활화산’처럼 뜨거웠던 기업공개(IPO)가 올해는 차갑게 식었다. 10대 그룹 기업들의 IPO가 전멸할 만큼 역대급 한파가 이어졌다. 기관들의 수요예측에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은 계열사들이 줄줄이 상장을 연기했지만 시장 회복은 요원한 상황이다. LG CNS, 현대엔지니어링, 원스토어 올해 상장 무산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대어 시장이 마감됐다. 17일 상장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끝으로 연말까지 공모가를 기준으로 조 단위의 가치를 지닌 IPO 기업은 없을 전망이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주가가 지지부진하자 IPO 시장은 역대급 한파를 맞이했다. 10대 그룹 중 올해 IPO를 통한 상장 기업이 전무했다. 올해 상장을 예고했던 LG CNS를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 원스토어(SK), SSG닷컴의 상장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냉랭한 IPO 시장이 분위기가 지속됐다. 불과 2, 3년 전 10대 그룹들이 IPO를 통해 신사업과 공장 증설 등의 투자금을 확보하는 모습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 특히 SK그룹의 경우 2020년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SK아이테크놀로지, SK바이오사이언스까지 연이어 IPO 대박을 터트리며 쏠쏠한 재미를 봤다. 이에 현대차그룹을 밀어내는 등 시총 규모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LG그룹의 경우 지난 2022년 단군 이래 최대 공모로 꼽힌 LG에너지솔루션의 성공적인 상장으로 SK그룹을 제치고 시총 규모 2위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IT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LG CNS는 올해 초만 해도 연내 상장이 유력했지만 얼어붙어 IPO 시장 분위기에 일정이 연기되고 있다. 또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용산세무서장을 상대로 한 상속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 비상장 주식인 LG CNS의 가격산정이 화두가 되면서 IPO에 영향을 받고 있다. 구 회장 일가는 구본무 전 회장에게 LG CNS 지분 1.12%를 상속받은 바 있다. LG CNS는 기업가치 5조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동종업계의 삼성SDS는 시총 11조원 규모다. SK의 경우 SK스퀘어의 자회사인 원스토어의 상장을 노리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원스토어는 상장 철회 후 IPO 재도전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인 11번가도 주주 간 계약상 올해까지 상장해야 했지만 물 건너갔다. 시장 회복 불투명, IPO 한파 언제까지 지난 8월 상장한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파두의 주가 폭락 사태’로 인해 안정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 10대 그룹의 IPO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파두는 반도체 설계 분야의 첫 번째 유니콘 기업으로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3개월 만에 실적 부진으로 급락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지난 15일 파두와 주관 증권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예고했다. 집단 소송법이 시행된 이래 IPO와 관련한 첫 증권 관련 집단 소송이다. 이 같은 여파로 IPO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여 한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상장을 준비 중인 대기업의 관계자는 “시장이 얼어붙은 올해 상장을 하는 것은 ‘자살 행위’와 비슷하다”며 “추세를 지켜보면서 상장 추진 시점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년부터 경기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고 침체가 풀리면 IPO 시장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내년에는 그동안 움츠렸던 10대 그룹의 계열사들이 대거 상장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LG CNS를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 SSG닷컴, 원스토어, HD현대글로벌서비스, 올리브영(CJ), SK에코플랜트 등이 IPO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현신균 LG CNS 대표와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이인영 SSG닷컴 대표 등이 2024년 상장 카드를 내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외 건설 인프라 업체인 SK에코플랜트는 LG CNS처럼 기업가치 5조~7조원으로 추정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CJ그룹의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도 2조원 가량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언제 시장이 개선될지 불투명하지만 시장의 추세에 따라 대기업들이 상장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IPO 시장에 비해서는 대어급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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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이차전지 대형 부문' 세계 1위 LS머트리얼즈, 11월 코스닥 상장 추진

LS전선이 LS그룹의 친환경 사업 영역에서 첫 상장에 도전한다. LS전선의 자회사인 LS머트리얼즈가 23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11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LS그룹이 2003년 LG에서 계열 분리한 뒤 친환경 사업 영역에서 처음으로 추진되는 상장이다. 2016년 LS전선아시아에 이은 LS전선의 두 번째 자회사 상장이기도 하다.이번에 공모하는 주식은 총 1462만5000주, 공모 예정가는 4400∼5500원이다. 총 예상 공모 금액은 643억∼804억원이다.11월 8∼14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같은 달 17일과 20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11월 말 상장 예정이며, 상장 주관은 KB증권과 키움증권이 공동으로 맡는다.LS머트리얼즈의 주요 사업은 크게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알루미늄 소재·부품 사업으로 나뉜다.특히 '차세대 이차전지'로 불리는 울트라 커패시터(UC) 시장에서 대형 제품 부문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출력 에너지 저장장치인 UC는 풍력발전기 터빈, 반도체 공장의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 공장자동화, 무인운반로봇(AGV) 등에 사용된다. UC는 고속 충방전과 긴 수명이 장점으로, 일차전지와 리튬이온배터리(LIB)를 대체, 보완하는 데 사용된다.LS머트리얼즈는 지난 2월 전기차용 알루미늄 부품 글로벌 1위 오스트리아 하이(HAI)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합작법인은 LS머트리얼즈의 고강도 경량 알루미늄 기술과 하이의 다임러, BMW 등에 대한 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2025년부터 배터리 케이스 등을 양산해 2027년 약 2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LS머트리얼즈는 2002년 LS전선에서 연구개발을 시작, 20년간 전 세계 500개 이상의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북미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619억원, 영업이익 144억원, 당기순이익 8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708억원, 영업이익 82억원, 당기순이익 71억원을 기록했다.홍영호 LS머트리얼즈 대표는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창출,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LS그룹 탄소중립 밸류체인(가치사슬)의 핵심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23 16:21
산업

네옴 건설 현장 방문 이재용, ‘제2의 중동 붐’ 기회 겨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중동으로 향했다. ‘제2의 중동 붐’이 예고된 가운데 그 기회를 잡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삼성전자에 따르며 이재용 회장은 추석 연휴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중동 3개국을 찾아 글로벌 현장 경영을 펼쳤다. 2014년부터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있는 이 회장은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하는 등 10년째 '명절 글로벌 현장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지난 1일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친환경 스마트시티 네옴(NEOM) 산악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 이 회장이 중동을 찾은 것은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 점검에 이어 약 10개월 만이다.또 이 회장은 이달 중순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추진하고 있는 중동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카타르 도하를 찾을 예정이다. 중동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이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 등이 경제사절단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최근 수 차례 방문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는 네옴시티 등 ‘제2의 중동 붐’ 때문이다. 네옴은 사우디가 구축 중인 미래형 신도시로 삼성물산이 네옴의 핵심 교통·물류 수단인 지하 철도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이 맡은 터널 공사 구간은 총 12.5㎞에 이른다.이 회장은 명절에도 네옴 건설 현장에서 근무 중인 임직원을 격려하는 등 '탈석유'로의 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 지역에서의 비즈니스 확대 방안을 경영진과 논의했다.이 회장은 "중동은 미래 먹거리와 혁신 기술 발휘 기회로 가득 찬 보고"라며 "지금은 비록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고생하고 있지만 '글로벌 삼성'의 미래를 건 최전선에 있다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사우디 방문에 앞서 이집트 중부 베니수에프주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을 찾아 TV와 태블릿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중동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이집트는 중동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베니수에프주 와스타시 콤 아부라디 공단에 공장을 세워 2012년부터 TV와 모니터, 태블릿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동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해 이집트에 스마트폰 생산 공장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또 지난달 28일 삼성전자 이스라엘 연구개발(R&D) 센터를 방문해 혁신 스타트업과 신기술 투자 현황을 보고 받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혁신 기술 확보 방안을 점검했다. 이스라엘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자율주행 등 혁신 기술 분야 스타트업 7000여곳을 보유한 '스타트업 대국'으로 불린다.삼성은 미래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스라엘 R&D 센터 및 삼성리서치이스라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를 통해서도 현지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기도 하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04 07:00
산업

이재용, 10년째 이어진 명절 현장 경영…올핸 중동 3개국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추석 연휴 기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아 글로벌 현장 경영을 했다. 이 회장은 2014년부터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하는 등 10년째 '명절 글로벌 현장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친환경 스마트시티 네옴(NEOM) 산악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이 회장이 중동을 찾은 것은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 점검에 이어 약 10개월 만이다.네옴은 사우디가 구축 중인 미래형 신도시로, 삼성물산은 네옴의 핵심 교통·물류 수단인 지하 철도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이 맡은 터널 공사 구간은 총 12.5㎞에 이른다.이 회장은 명절에도 네옴 건설 현장에서 근무 중인 임직원을 격려하고, 직원들의 국내 자택으로 굴비와 갈치 등 수산물을 선물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탈석유'로의 변혁을 추진 중인 중동 지역에서의 비즈니스 확대 방안을 경영진과 논의했다.이 회장은 사우디 방문에 앞서 이집트 중부 베니수에프주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을 찾아 TV와 태블릿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중동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삼성전자는 베니수에프주 와스타시 콤 아부라디 공단에 공장을 세워 2012년부터 TV와 모니터, 태블릿 등을 생산하고 있다.삼성전자는 중동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해 이집트에 스마트폰 생산 공장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이 회장은 또 지난달 28일 삼성전자 이스라엘 연구개발(R&D) 센터를 방문해 혁신 스타트업과 신기술 투자 현황을 보고 받고,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한 혁신 기술 확보 방안을 점검했다.이스라엘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자율주행 등 혁신 기술 분야 스타트업 7천여곳을 보유한 '스타트업 대국'으로 불린다.삼성은 미래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스라엘 R&D 센터 및 삼성리서치이스라엘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글로벌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를 통해서도 현지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이 회장은 지난 2014년 설 연휴에는 미국을 찾아 현지 이동통신사 경영진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2016년 설과 추석에는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각각 회동했다.지난해 추석에는 삼성전자 멕시코·파나마 법인에서 중남미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삼성 관계사 소속 장기 출장 임직원 20명의 가족에게 굴비 세트를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10.02 14:32
산업

K배터리·반도체 북미시장 러시에 인프라기업도 생산거점 마련 분주

반도체와 K배터리사의 북미 진출 가속화에 인프라 기업도 생산거점 구축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이 미국 텍사스에 북미 첫 배전 시스템 생산거점을 구축한다. LS일렉트릭은 최근 텍사스주 배스트럽에 위치한 4만6000㎡ 규모의 토지와 부대시설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LS일렉트릭은 토지 내 건물을 개조해 생산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연내에 연구개발(R&D)과 애프터서비스(AS) 등 인력이 상주하며 고객사 요구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반도체·배터리 업체들의 북미 진출이 가속화하며 배전 인프라 관련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조치라는 설명이다.LS일렉트릭은 앞서 작년 미국 전력 배전반 생산업체인 MCM엔지니어링Ⅱ를 인수하며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주로 군납품을 생산하는 업체여서 현지 수요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이번에 매입한 공장 용지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삼성전자의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과 약 55㎞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앞서 LS일렉트릭은 작년 11월 테일러 삼성전자 공장에 1746억원 규모의 배전시스템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LS일렉트릭은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가 짓고 있는 테네시공장,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공장 등에도 배전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LS일렉트릭 관계자는 "생산 설비뿐 아니라 연구개발과 AS까지 국내에서 지원하는 환경을 미국에 그대로 옮겨놓는 것"이라며 "삼성과 SK 등 국내 고객뿐 아니라 현지 업체들의 수요도 커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한편 LS그룹 계열의 미국 전선회사인 슈페리어 에식스(SPSX)도 미국과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첫 글로벌 행보 때 SPSX 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SPSX는 LS그룹이 지난 2008년 약 1조원을 들여 인수한 자회사다. 매출 기준 권선(구리선) 세계 1위, 통신선 북미 4위 업체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4조원으로 2021년 약 3조7000억원 대비 7% 성장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 독일, 이탈리아 등 10여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본사는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있다.SPSX는 지난 5월 국내 사모펀드(PEF)를 통해 약 20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7.10 09:56
산업

재무 악화 우려에도 '정면돌파' SK하이닉스 자금 확보 총력전

SK그룹이 자금 압박 속에서도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들이 자금 수혈에 총력전을 펴고 있어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6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 기준으로 SK그룹의 총차입금 규모가 10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총차입금이 104조7700억원으로 2021년과 비교해 약 23% 증가세를 보였다. 이중 SK하이닉스의 차입금이 2021년 10조4770억원에서 2022년 18조3830억원으로 증가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SK그룹의 차입금 규모는 더 커지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 1조7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여기에 4월에는 2조2000억원대에 달하는 해외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규모 영업손실로 자금 사정이 악화되자 유상증자 가능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유상증자 가능성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교환사채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3조40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사 전망치에 따르면 2분기에도 2조9810억원의 영업손실이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 불황 장기화로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유상증자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위험 요인으로 여겨온 유상증자 등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은 작아졌다"며 "만약의 경우 자사주 활용이 우선시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SK하이닉스는 하반기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분야의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프리미엄 제품들도 점유율을 키워나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2조2436억원 손실, 4분기 1조1605억원 손실로 적자 규모를 점차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의 경우 첨단 기술에 힘입어 시장 대비 가격 프리미엄을 받으면서 적자 폭 축소에 크게 기여하고 있어 4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난 6월 SKC의 자회사 SK넥실리스도 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폴란드의 동박 공장 증설을 위한 유상증자다. 글로벌 동박 1위 업체인 SK넥실리스는 수요 증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이를 위해 계속해서 자금을 수혈하고 있다. SK넥실리스 폴란드는 지난해 두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규모는 2206억원이었다. 올해 2월 1400억원 유상증자 발표를 더하면 최근 2년 동안 54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앞서 SKC는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에 9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5만t 규모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폴란드 공장은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산을 시작하면 유럽에 생산라인을 두고 있는 배터리사에 동박을 공급할 예정이다. SKC는 지난 4일 국내외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중장기 매출 목표를 제시했다. SKC 측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을 통해 2025년 7조9000억원, 2027년 11조40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한다”며 “이를 위해 반도체 소재 2조원, 이차전지 소재 1조8000억원, 친환경 소재 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7.07 06:58
산업

[IS리포트] '독한 LG'로 새 시대 활짝…구광모 5주년 발자취와 과제

LG그룹의 새로운 시대를 활짝 연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지 어느덧 5년이 지났다. 젊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에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밝혔다는 평이다. ‘독한 LG’로 변모한 LG의 현주소와 구광모 회장의 지난 5년 발자취를 들여다봤다. 매출·영업이익·시총 트리플 업 29일 구광모 회장은 취임 5주년을 맞았다. 구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가시적인 성과를 냈던 LG그룹이다. 구본무 전 회장의 별세로 갑작스럽게 수장 자리를 물려받았지만 빠르게 조직을 안정시켰다는 평이다. 취임 당시인 2018년 6월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시총 모두 놀라운 성적표를 받았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LG,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지투알) 매출은 2019년 138조1508억원에서 2022년 190조2925억원으로 37.7%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조6341억원에서 8조2202억원으로 77.4%나 증가했다. 전자, 통신, 화학 등 주력사업 부문에서 견고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LG가 집중 육성하고 있는 배터리, 자동차 전장, OLED 등의 사업도 성장세라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AI(인공지능), 바이오, 클린테크 등 새로운 분야에서 도전을 이어가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시총 분야에서 더욱 비약적인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취임일인 2018년 6월 29일 기준으로 LG그룹의 시총은 88조1000억원이었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257조5000억원까지 성장해 3배 가까이 불어났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공정자산 총액도 123조1000억원에서 171조2440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배터리 부문 성장이 눈에 띈다. LG화학의 이차전지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출범시킨 LG에너지솔루션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총이 껑충 뛰었다. 이를 위해 구 회장은 최측근인 권영수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공을 들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삼성전자에 이어 시총 순위 2위를 차지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하며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역시 연매출 25%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배터리 분야 수주 잔고가 385조원에 달한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올해 배터리 시장 규모가 지난해 대비 33%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2의 반도체’로서의 위상을 굳혀가고 있다. 구광모 주도한 ‘독한 LG’취임 5년 동안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추진해온 포트폴리오 고도화가 눈에 띈다. 특히 부진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독한 LG’를 주도한 구 회장의 행보가 시선을 끌었다. LG는 2019년 LG디스플레이 조명용 OLED와 LG유플러스 전자결제 사업을 정리했다. 2020년에는 LG화학 편광판 사업을 매각했다. 2021년에는 더욱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을 철수하며 사업을 정비한 것이다.휴대폰 사업은 백색가전과 함께 LG전자의 대표적인 사업이었다. 그러나 구 회장은 휴대폰 사업이 적자 늪에 허덕이자 과감히 청산하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휴대폰 사업 철수가 구광모 회장 취임 5년 동안 가장 인상적인 리더십이었다”며 “오너의 과감한 결단이 없이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철수였다”고 평가했다. 2022년에는 LG전자 태양광 패널 사업도 정리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냈다. 이 같은 ‘독한 LG’ 행보로 얻은 여력을 통해 OLED, 배터리, 자동차 전장 등 성장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한 투자를 이어갔다. 특히 구 회장이 취임 때부터 지속적으로 밀고 있는 자동차 전장 부문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LG전자의 전장 부품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 부문은 지난해 매출 8조6496억원, 영업이익 1696억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은 데다 LG전자 전체 매출의 10% 이상으로 올라오는 등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LG전자는 VS사업본부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회사 ZKW의 차량용 조명 시스템,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삼각편대’를 앞세워 전장 부품 사업을 육성해 나가고 있다. 특히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의 올해 전장 분야 수주잔고가 1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고객가치와 ‘ABC’ 미래 방향성 구 회장은 취임 후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고객가치’를 제시한 후 5년 동안 일관되게 이를 전파하고 있다. LG가 1990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의 뜻을 이어받았다.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현재 시점에 맞는 새로운 LG만의 고객가치를 정의하고 있다. 구 회장은 해마다 신년사를 통해 구체화된 고객가치 경영철학을 구성원들에게 알렸다. 2020년에는 고객가치 실천의 출발점으로 고객 페인 포인트(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이듬해에는 고객 초세분화(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를 통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2022년에는 한 번 경험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가치 있는 고객경험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는 “고객가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LG인들이 모여 고객감동의 꿈을 계속 키워나갈 때 LG가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영속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며 구성원이 주인공이 돼 만드는 고객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또 구 회장은 고객가치 관점에서 미래 준비도 하고 있다. LG는 고객가치를 혁신하고 새로운 고객경험을 전하기 위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ABC(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2022년부터 5년간 3조6000억원을 투자해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엑사원 및 AI 관련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초거대 AI를 통해 계열사의 난제 해결을 도와 새로운 고객경험 혁신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LG화학은 2022년부터 5년간 1조5000억원 이상의 투자해 바이오 기술 확보에 나선다. 그 일환으로 올 1월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이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한 첫 사례다. 또 LG는 신재생 에너지 산업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전기차 충전 등 클린테크 분야에 5년간 1조8000억원을 투자하며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압도적 경쟁력 확보와 인재 양성 과제 지속가능한 성장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숙제도 적지 않다. 압도적 세계 1위 경쟁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로 꼽힌다. LG가 세계 1위로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건 ‘백색가전’이 유일하다는 평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1위를 지키고 있는 휴대폰, 반도체 등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며 “LG는 압도적인 세계 1위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애매한 측면이 있다. 전기차 배터리도 경쟁이 치열한 분야이기 때문에 더 공격적인 행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적에서도 영업이익 부문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2021년 16조원까지 올랐던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영업이익이 2022년 경제 한파와 함께 8조2202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5년간 조직 장악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힘을 쏟았다면 이제 영업이익이라는 수치로 지속성장을 증명해야 한다. 인재 양성도 중요하다. 세계 일류 경쟁력을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 확보가 필수고, 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다. 오일선 소장은 “결국 지속적인 미래 경쟁력을 위해서는 인재 확보가 필수”라며 "삼성, SK와 인재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당근책과 미래 비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6.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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